베갯머리 이야기

2001년 출간된 「수면 위원회The Committee of Sleep」에서 디어드라 배렛 박사는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과 그들에게 영감을 준 꿈을 검토한다. 하버드 의대 교수인 배렛 박사는 베토벤과 달리, 폴 매카트니, 생물학자 마지 프로펫의 업적을 살펴보면서 우리에게는 깊이 잠들어 있는 동안 깨어 있는 삶의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단정 짓는다.

책이 출간된 지 20년이 지나도록, 우리가 잠자는 방식에는 극적인 변화가 없었다. 우리는 너무 많이 일하고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으며 개인용 전자 기기들은 휴식을 방해한다. 세계적인 유행병이 퍼지는 중에도 배렛 박사는 여전히 우리가 찾는 답이 가까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우리가 기꺼이 꿈을 꾼다면 말이다.

NATHAN MA: 깨어 있을 때 하는 사고보다 꿈이 더 현명한가요?

DEIRDRE BARRETT: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놀라운 일이겠죠. 우리는 꿈꾸는 내용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단기적으로 기억하는 경험의 단편이 우리가 깨어 있을 때 생각하는 논리보다 더 나은 조언이 된다면 다윈적인 의미에서 몹시 잔인하고, 또 터무니없는 일이 될 겁니다. 깨어 있을 때의 사고는 매우 분명하게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왔습니다. 반면 잠은 우리 몸에서 주로 회복 과정을 담당하죠. 신경전달물질이 다시 채워지는 동안 멈추는 뇌의 영역에 연관되어 꿈꾸기의 여러 특징도 나타납니다.

NM: 우리가 꿈에서 하는 생각이 질적으로 다른가요?

DB: 우리는 평소에 하는 생각과 염려, 희망, 두려움에 관해 꿈을 꿉니다. 하지만 아주 다른 의식 상태에 있는 것뿐이죠. 더 감정적이고, 덜 논리적이며, 덜 순차적이고, 더 많은 시각적 형상화가 일어나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했던 것과 유사한 생각을 한다면 꿈은 좀 더 확실해 보일 거예요.

NM: 지난해에 「팬데믹 드림스Pandemic Dreams」라는 책을 출간하셨죠. 전염병 유행 상황과 더불어 우리 꿈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계적으로 조사한 결과, 무엇을 발견하셨나요?

DB: 벌레 떼가 나타나는 꿈, 독방에 들어가는 꿈 혹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꿈, 이런 꿈들은 팬데믹 초기에 흔하게 꾸는 꿈이었는데, 아직 봉쇄 조치가 계속되는 곳에서는 이런 꿈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이 끝나고 꿈꾸는 사람은 나이트클럽이나 운동 경기처럼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로 돌아가 있는 꿈도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이런 꿈을 꾼 사람들이 깨어나면 슬픔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들고, 상실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과거의 이미지들 때문에 고통스럽게 시달린 기분이라고 했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기운이 나는 것 같다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미래를 연관시켰습니다. 같은 꿈으로 읽힐 수 있지만, 효과는 반대가 되었죠.

NM: 꿈은 어떻게 우리가 슬픔과 상실의 경험을 좀 더 일반적으로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줄까요?

DB: 슬픔에 관한 꿈을 연구해보았습니다. 그런 꿈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하는 경향이 있어요. 처음 며칠이나 몇 주 동안은, 꿈이 부정적인 경향을 보이고, 직접적으로 상실과 죽음을 재연합니다. 그런 뒤에는 사람들이 죽음과 관련된 좀 더 긍정적인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꿈속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누군가에게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작별인사를 합니다. 이 꿈에서는 우리가 마음을 정리하거나, 죽은 사람들이 우리의 일부로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선물을 줍니다. 더 나아가서, 죽은 사람들에 관한 꿈에는 우리에게 조언을 해주기 위해 죽음에서 돌아오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그 사람을 마음에 담고 있었던 것처럼요. 사람들은 이런 꿈들을 깊은 위로가 되는 꿈이라고 표현하지만, 그 사람과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었다는 생각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로 위로를 받는 것 같습니다. 이런 꿈은 그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알고 지냈다는 사실에 관한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