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에는 7,000개가 넘는 메모리얼 벤치, 즉 추모 의자가 있다. 각각의 의자에는 고인이 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명판이 붙어 있다. 이들 작고 사려 깊은 공공 기념물은 1986년 이래로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이 공원의 특징이 되었으며,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망률이 높았던 18세기에는 해골과 모래시계로 장식-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된 엄숙한 묘비로 고인을 기억하며, 죽음이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되새겼다. 그러나 오늘날,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이런 식의 음침한 빅토리아풍 토템들은 쇠퇴했으며, 단순히 누군가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보다는 그의 인생, 그가 이룬 것들을 축하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되었다. 아마 의자가 그처럼 인기 있는 추모의 기념물이 된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추억의 장소에 심은 나무나 고인의 유골을 뿌린 장소보다 의자가 더 슬픔의 구심점이 되어주면서, 이 공원을 거닐던 모습 또는 경치를 보고 감탄하던 모습 등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잊히는 것에 대한 인간적인 두려움도 어느 정도 상쇄해준다. 흔히 말하듯이, 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숨을 멈추었을 때, 또 한 번은 이름이 마지막으로 불리는 순간에. 병원을 증축해 주거나 도서관을 세워줄 여력이 없는 우리들에게 의자는 그나마 잊히지 않는 방법이 되어준다. 지나가는 사람이 아주 잠깐 멈춰 서서 명판을 보며 누군지 궁금해하는 정도겠지만 말이다.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의도를 품을 것 의식과 루틴 / 일상습관을 구별하는 법 Arts & Culture 성숙 나이 듦을 찬양하며. Arts & Culture 예감 사무소 불길한 예감에 관한 네 가지 질문 Arts & Culture 경지에 이르러 포스트 팬데믹의 피로감을 벗어나는 길. Arts & Culture 피어 리뷰: 장 뤼르사 섬유 전문가 재니스 제프리스가 20세기 태피스트리를 부활시킨 프랑스의 예술가 장 뤼르사를 소개한다. Arts & Culture 에바 빅터 네이선 마가 에바 빅터를 만나다: 자신의 아파트를 떠나지 않고 자신이 속한 업계를 바꾸는 캐릭터 코미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