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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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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마다 꽃의 파워가 반복되는 이유.

Words by Stevie Mackenzie-Smith. Photography by Pia Riverola and courtesy of Cecilie Bahnsen.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 프리스틀리가 “꽃이라고? 봄에? 참 기막힌 발상이네”라며 이울어가는 자신의 패션계를 깔아뭉갰을 때 그녀는 한 계절을 꽃무늬에 맡기는 것은 창의력과는 거리가 멀다는 취지로 한 말이었다. 하지만 이 연례 의식은 비웃을 것이 아니다. 우리는 늘 그 의식을 반복하니까.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을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기나긴 겨울 뒤에 굳은 땅을 뚫고 나와 또 다시 존재의 욕망을 터뜨리는 첫 설강화와 수선화를. 옷에도 같은 약속이 담겨 있다. 들꽃이 흩뿌려진 찰랑찰랑한 미디 드레스는 결국 외투와 중앙난방의 지긋지긋한 구속에서 빠져나오는 확실한 탈출구다. 이런 감정은 고대 로마인들로부터 시작되었다. 꽃과 풍요의 여신 플로라를 위한 봄 축제 플로랄리아에서는 흰옷을 피하고 화사한 색과 꽃무늬로 온몸을 치장했다. 군중은 새해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꽃을 내던졌다. 패션 디자이너들도 꽃무늬를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 고심한다. 어떻게든 꽃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려 애를 쓴다. 〈발렌시아가〉에서 뎀나 바잘리아는 SS17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판덱스를 적용하여 변신을 꾀했다. 드리스 반 노튼은 더욱 ‘직접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자신의 정원에 핀 장미와 달리아의 사진을 이용했고 〈세실리에 반센〉의 실루엣은 꿀벌이 흠모하는 종 모양의 꽃을 연상시킨다. 봄꽃은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그것은 이미 우리의 본성에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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