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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트

장르를 파괴하는 밴드 리더의 한 해.
글 by Charles Shafaieh. 사진 by Justin French.

존 바티스트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우리는We Are』은 명랑함과 온화함을 넘나든다. 낯선 사람들과 오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느닷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뮤지션 본인도 그렇다. 유서 깊은 뉴올리언스 음악 가문의 서른네 살 아들은 최근에 기뻐할 일이 많아졌다.¹ 「스티븐 콜베어와 함께 하는 심야 토크쇼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의 밴드 리더로 이름을 알린 그는 최근 〈픽사〉의 애니메이션 히트작 「소울Soul」로 어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재즈 피아니스트인 주인공의 손가락은 바티스트의 것이었다. 우리의 인터뷰 며칠 전, 그는 공동 작곡가인 트렌트 레즈너, 애티커스 로스와 더불어 이 영화음악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바티스트는 자신의 재능을 스크린, 스튜디오, 콘서트홀로 제한하지 않았다. 음악은 거리의 것이라는 신념을 그는 ‘사랑의 폭동’으로 증명한다. 이는 공연의 마무리로, 또는 친구들과 모여서 연주하고 싶을 때마다 진행하는 행사로,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개 퍼레이드다. 2020년 6월, 뉴욕시 전역에서 수천 명이 그의 뒤를 따라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를 지지하는 행진을 했고, 악기를 든 사람들은 영적인 해방의 의미가 담긴 미국 국가를 연주해 황홀한 음악적 풍경을 연출했다.

CHARLES SHAFAIEH: 「우리는」에서도 장르를 파괴하는 당신의 스타일은 계속 이어진다. 시장이 정한 구분을 없애는 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JON BATISTE: 음악을 형식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 다 같은 음악일 뿐이다. 이 앨범을 만들기 위해 밴드와 함께 스튜디오에서 맨 먼저 한 일은 저스틴 비버의 노래 「Let Me Love You」를 녹음하는 것이었다. 이 곡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함께 음악을 만든다는 생각,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들이 기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티스트라면 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장르에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다. 장르는 예술적 표현을 제한하므로 결국 인간의 표현 범위도 제한하게 된다. 그리고 예술가의 표현이 제한되면 더 이상 예술이 성립되지 않는다. 특정 라이프스타일이나 브랜드의 장점을 과시하는 형식이 될 뿐이다.

CS: 음악을 거리로 가지고 나가는 것 역시 콘서트 경험을 바꿀 수 있는가?

JB: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음악은 상품이 되기 전부터 오랜 세월 우리 앞에 놓여 있었다. 우리는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 사람들은 음악을 서로 교환하고, 과거와 연결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해 역사를 보존하는 매개로 이용하면서 많은 지혜, 기쁨, 진실을 얻을 수 있다. 길거리 연주는 사람들에게 원초적인 형태의 음악을 실제로 보여주는 한 가지 방법이다. 나는 그것을 사회적 음악이라 부른다. 뉴올리언스는 사회적 음악이 아직 남아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도시다. 누군가 세상을 떠났을 때를 비롯해 지역사회의 거의 모든 행사에 음악이 있다. 사실 음악을 오락적 가치를 뛰어넘는 삶의 일부로 여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쿠바, 브라질, 미국 남부의 몇몇 지역은 몰라도.

CS: 줄리아드 시절 당신의 밴드 스테이 휴먼Stay Human은 지하철에서 공연을 했다. 사회적 음악을 뉴욕시에 가져온 셈이다. 지하철 승객을 특수한 청중으로 본 것인가?

JB: 대학 때 나는 아주 다양한 연주 경험을 했다. 재즈의 거장 로이 하그로브, 애비 링컨, 와이튼 마살리스, 레니 크래비츠, 프린스와 함께 연주했고, 채드 스미스, 빌 라스웰과 앨범을 녹음한 적도 있다. 지하철 연주 경험도 있고. 이 모든 경험이 다른 활동의 자양분이 되었다. 나는 모든 형태의 공연은 서로 차이점보다 연결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공연에서든 사람들은 특정 시점에 이 경험에 대해 마음을 열지 닫을지를 집단적으로 결정한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경험을 기대하지 않는다. 공연장에서는 경험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재즈 연주회에서는 또 고유의 감상법이 있다. 모두가 마음이 통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 이런 연주들의 공통점이다. 지하철 연주의 특별한 점은 애초에 같은 주파수로 공명하겠다는 기대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주가 시작되면 한 공간의 에너지가 완전히 바뀌는 듯이 느껴진다. 뉴욕 사람들은 그런 상태에 이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갑자기 파티처럼 활기찬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 간에 공동체 의식과 유대감이 생긴다.

CS: 당신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의 경계도 허문다. 어찌 보면 우리를 떠난 작곡가와 아티스트들을 소환해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아티스트들과 이어주는 행진 같기도 하다.

JB: 음악의 가장 큰 힘은 시간 여행이다. 다른 형태의 예술은 음악만큼 그런 효과를 즉각적으로 불러올 수 없다. 바흐에게서 받은 영향을 켄드릭 라마나 알리 파르카 투레 같은 다른 시대의 음악에 접목한다고 상상해보자. 다른 예술 형식이 그만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가장 훌륭한 예술가들은 바로 그런 일을 해냈다. 먼저 살다 간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현재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 다음 세대에 영감을 준다. 위대한 음악가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예술 형식으로서의 음악에는 한계가 없으며, 자기만의 고유한 관점을 잃지 않은 채 인간의 집단의식을 탐구할 기회를 준다.

CS: 집단과 개인 간의 그런 상호작용은 전체를 존중하면서도 독립된 목소리를 부각시키는 재즈의 감성과 이어지는 것 같다.

JB: 재즈는 개인의 목소리가 민주적인 집단 전체의 기능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고, 공동 창작이 개성만큼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우리는 민주주의 속에서 갈등을 겪지만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 언론의 자유와 더불어 지속적인 타협과 집단적인 협상이 필요하다. 목적과 목적의 충돌을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재즈는 음악의 형식이라고 하기 어렵다. 사회문화 현상을 반영한 철학이다. 재즈핸즈, 손가락 스냅, 멋진 클럽 등은 재즈를 어설프게 마케팅하기 위해 동원된 이미지일 뿐이다. 재즈는 흑인의 경험과 미국의 원죄인 노예제도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 전 세계에서 문화권마다 다른 형태를 띠며, 그 형태에는 경험이 뒤섞인다. 그래서 그 무엇보다 철저히 미국적이다. 재즈는 역사상 최초로 과거와 현재에 동시에 뿌리를 둔 예술이며 미래를 형성하는 가장 현대적인 형식이다. 당신이 보고 듣는 순간마다 당신의 바로 앞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듀크 엘링턴의 「디미누엔도 앤 크레센도 인 블루Diminuendo and Crescendo in Blue」와 27 코러스 솔로를 연주하는 폴 곤잘베스의 테너 색소폰 연주를 들어보라. 27 코러스로 한정하지 않은 녹음도 있다. 관객들의 함성은 끊이지 않고 그는 음을 점점 더 높인다. 재즈는 이런 에너지의 되먹임 회로가 되었다. 굉장히 짜임새 있지만 청중이 참여할 여지가 남아 있는 곡이다. 청중이 경험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야말로 재즈의 위대한 특성 중 하나다.²

CS: 당신도 청중에 이끌려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 당신의 의식 속을 파고든 것, 당신이 간절히 탐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JB: 전혀 관계없는 대상들을 묶어서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창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질적인 것들을 연결하는 능력을 나는 예술가의 생명줄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정비사와 작곡을 연결하거나, 군대의 위계질서를 수채화에 연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당신이 하는 일이 무엇이든 그 방법은 새로운 사고방식을 열어준다. 그 과정이 끝날 때마다 나는 항상 영감을 얻는다.

 

(1) 바티스트는 뉴올리언스를 주름잡던 음악가 집안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 마이클은 재키 윌슨, 아이작 헤이스와 함께 연주한 베이시스트였다.
(2) 「소울」을 공동 연출한 피트 닥터에 따르면 바티스트는 “재즈 팬이 아닌 사람들도 음악을 감상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영화에 수록될 재즈 음악을 ‘듣기 편하게’ 작곡했다.

(1) 바티스트는 뉴올리언스를 주름잡던 음악가 집안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 마이클은 재키 윌슨, 아이작 헤이스와 함께 연주한 베이시스트였다.
(2) 「소울」을 공동 연출한 피트 닥터에 따르면 바티스트는 “재즈 팬이 아닌 사람들도 음악을 감상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영화에 수록될 재즈 음악을 ‘듣기 편하게’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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