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 창조적인 표현 수단들이 현실 세계에서 권력 구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당신의 코미디는 이런 권력 구조를 다룬다. ‘이성애자의 자부심’을 표현하기를 원하는 이유를 남자 친구에게 설명하는 극성맞은 여자 친구 캐릭터도 이런 문제를 드러냈다. 그런 풍자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나?
EV: 1년 반쯤 전에 알리사 밀라노가 “여성들이여, 모두 섹스 파업을 합시다!”라고 선동하니까 다들 “아니, 우리는 안 할래요. 그런다고 우리한테 무슨 득이 된다고요. 우리는 섹스를 좋아해요.” 이랬지 않나. 사람들이 정신이 나갔는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도 못할 터무니없는 방법을 쓴다. 이성애자의 자부심 시위를 조직한다니?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완전 웃기다. 끝내주게 재밌지만 어리석은 짓이야. 그래봤자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걸. 당신들의 목적 달성을 내가 더 어렵게 만들어주지.”
NM: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코미디계의 치열한 경쟁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EV : 웃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말 감사하다! “와, 나 진짜 웃긴 것 같아.” 싶을 때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그렇게 느낀다는 건 아니다. 재미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기회를 얻는 것은 멋지고 소중한 경험이다. 하지만 우리가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에는 하나같이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할 거야. 이 일은 내가 꿈꾸던 일이니까 나한테 신나고 재미있어야 해.” 이러는 사람들이 나온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런 태도는 인생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NM: 소셜 미디어에서 당신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당신을 본다. 진짜 에바 빅터는 어떤 사람인가?
EV: 오, 맙소사,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으면. 나도 모르니까. 너무 오래 생각하다가 머리가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 참 이상한 게, 글을 써서 돈을 받으면서도 내가 작가라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 그 정도면 작가라고 하기에 충분한데 말이다. 그리고 커밍아웃 하면서, ‘내가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야 해.’라고 생각했지만, 나답게 몇 년 더 살고 나서는 ‘아, 내가 이러이러한 사람이라는 나의 주장에 얽매이지 말자.’는 식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내 성적 취향만큼은 ‘퀴어’라는 범주에 속한다고 못을 박아도 괜찮겠다. 엄마, 그 단어의 의미는 사전에서 찾아보세요.
나더러 ‘나는 작가다’, ‘나는 코미디언이다’, ‘나는 배우다’라고 확실히 밝히라는 사람은 별로다. 내게 그런 타이틀이 없어서 기쁘다. 내 이름값을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가책, 걱정에 짓눌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기분 참 별로다. 두려움과 부담감은 전부 내 안에서 비롯된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얼마 전에 아파트를 구한 사람이다. 샌드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