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 특정한 기후 현상이 기후 변화 때문인지 빠르게 규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FO: 지난여름 우리는 캐나다의 폭염이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나흘 만에 증명했다. 날씨의 어떤 측면이 이상기후의 영향을 가져왔는지를 알아내려면 먼저 관측 자료를 살펴본다. 우리는 이 과정을 ‘이벤트 정의’라고 부른다. 폭염이 사흘 동안 지속된 후 병원 입원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사흘을 이상기후 기간으로 정의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이것은 어떠한 종류의 이상기후인가? 이것은 100년에 한 번 빈도로 발생하는가, 아니면 10년에 한 번 빈도로 발생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관측 자료와 통계적 기후 모델을 검토한다. 다음으로 기후 변화가 없었다면, 즉 산업혁명 이후로 우리가 대기 중으로 배출한 온실 가스와 에어로졸이 없었다면 이 기상 현상이 어떻게 나타났을까를 살펴봐야 한다. 지금까지 석탄, 석유와 가스가 얼마나 채굴되고 연소되었는지에 대한 보고서들이 있기 때문에 산업혁명 이래로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은 문서화와 측정이 잘 되어 있다.
“그렇다. 기후 변화는 정말 큰 문제다. 하지만 우리가 이에 대처하려면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
HO: 관측 자료를 무료로 구할 수 없는 지역도 분명 있을 것이다.
FO: 그렇다. 영국과 같은 국가들에서는 [자료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나는 케냐의 기상청 연구자들과 폭염에 대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얼마 전에 시작했는데, 공식 자료에 따르면 케냐에서는 폭염이 발생한 적이 없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그리고 많은 국가들이 기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최고가 입찰자에게 판매한다.
HO: 기후 변화의 영향을 특히 잘 나타내는 기상이변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FO: 기후 변화는 폭염의 양상을 크게 변화시켰다. 폭염이 급속도로 증가해왔고, 발생 가능성이 단지 두 배 정도가 아니라 수십만 배 더 높아졌다. 폭염은 기후 변화의 흔적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영역이며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기상이변이었다. 그러나 기후 현상이 재해가 되는가의 여부는 당연하게도 사회의 취약성에 달려 있다. 작은 범위의 날씨 조건에만 적응할 수 있는 취약성 높은 인구집단은 조금의 변화도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이 절대적인 기준에서 크지 않더라도 인구집단의 취약성에 의해 매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HO: 기후 변화가 날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문제가 중요한 것 같다. 우리는 항상 이상기후를 겪어왔기 때문에 항상 그래왔던 날씨와 새롭고, 놀랍고, 두려운 날씨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워 보인다.
FO: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복잡하게 얽힌 재해의 동인들을 떼어놓으려 한다. 이를 느낌으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제로 자료를 봐야 한다. 과거에 정말 파괴적인 것으로 보였던 기상이변이 이제는 적응이 되어 그렇게 파괴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반대의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범람원에 많은 사람들이 집을 짓거나 임시 주택에 살고 있다면 취약성 또는 노출도의 증가로 인해 예전에도 일어났던 기상이변이 갑자기 훨씬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기후 변화 자체와는 상관이 없다.
HO: 이 모든 것을 생각할 때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우리는 지구 온도 1도 상승을 추상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작년 독일에서 일어난 홍수와 같이 기후재해의 갑작스러운 발생을 겪었을 뿐이라 그런 것 같다.
FO: 그렇다. 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후 변화는 예를 들어 독일의 홍수에 일정 역할을 했지만 기후 변화가 없었더라도 이러한 홍수는 절대적인 재난이었을 것이다. 범람원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지리적 특성상 홍수를 쉽고 빠르게 확산시키는 작은 강들이 많았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피 방법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다. 기후 변화가 날씨에 미치는 영향이 나타나는 데에는 많은 층위가 있지만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이미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재해의 원인은 아닌 것도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