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게도 아르코산티는 도시의 실험실로 알려졌다. 현대 도심과 무질서하게 팽창한 그 주변 지역과 대조적으로, 이곳은 거주자들이 30초 만에 출퇴근할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조밀하게 설계되었고 조명과 난방에 수동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여 환경 발자국을 최소화한다. 남쪽에 면한 개방된 작업장인 세라믹 앱스는 태양이 하늘의 낮은 각도에 있는 여름에는 그늘이 생겨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일부 주택 단지는 온실과 연결되어 열은 물론 식량도 공급받는다. 이 단지는 수평이 아닌 수직적으로 구성되어 보행로, 정원 및 기타 공공장소용으로 사용될 법한 길을 최소화했다. 그 중간 지점인 볼트(Vaults)는 대형 아치형 천장 양식이 특징으로 만남과 공연 장소로 사용되며, 또 다른 공공 공간인 파운드리 앱스는 마을의 주요 수입원인 청동 녹인 물을 모래 거푸집에 부어 만드는 풍종의 작업장이다.
아르코산티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축물은 1989년에 헌납되었고, 그 정착자의 규모는 초기 예상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처음에는 주민의 규모를 1,500명 정도로 예상했으나 현재 약 8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일부는 수십 년 동안 그곳에 살아온 이들이고 나머지는 금속가공과 실트 주조 작업에 대한 인턴십과 워크숍을 위해 임시로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반면에 전 세계에서 연간 25,000명 가까운 방문객들이 찾아온다. 건축가 제프 스타인은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초기 건물을 짓던 당시 솔레리의 유토피아적 비전과 공동체적 분위기에 매료되어 1970년대 일찌감치 전향했다.
“아르코산티는 상상력의 승리를 상징한다.” 코산티 재단 이사회 회원인 스타인은 말한다. “지구상 가장 새로운 생명체이자 인류가 창조한 가장 크고 비싼 문화적 산물인 도시도 다른 생명체들처럼 효율적이고 즐겁게 작동해야 한다. 그렇다면, 다른 생명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도시를 설계하면 어떨까? 더 적은 재료와 짧은 시간 안에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아르코산티는 공동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시 디자인에서 ‘복잡성’과 ‘복합성’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우리 인간이 그 안에서 번성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인 최초의 시도를 상징한다.”
알리 깁스는 교육, 농업, 디자인을 배울 계획으로 워크숍에 참가했다가, 이후 요리사, 바텐더, 고객 서비스 담당, 주조 공장 직원으로 일했다. 높은 사막의 풍경은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이곳에서 보낸 첫 몬순 계절 동안 메마른 대지 위에 비를 쏟아붓는 진정한 자연의 힘, 파스텔 빛으로 물든 우뚝 솟은 뭉게구름이 주는 안도감을 경험하며 이 사막에서 삶을 계속하고 싶다는 욕구가 굳어졌다.” 지금은 청동 세공가이자 조각가가 된 깁스가 회상한다. “나는 금세 아르코산티의 주거 공동체에 빠져들었고, 이곳에서 삶을 영위해 온 예술가와 장인 집단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 주거지가 사막에서 상상을 실현한 건축적 실험, 그 이상의 의미라는 것은 분명하다. 향후 50년을 전망할 때, 세계가 기후변화 문제와 스마트 시티 같은 공동체의 재창조할 필요성에 대응하며 고군분투하면서 아르코산티의 의미는 더욱 널리 공명할 것이다.
“아르코산티를 방문한 이가 느껴야 하는 것은 이곳이 이례적인 지역이 아닌, 인류 역량이 증명된 곳이라는 사실이다.” 파파는 말한다. “아르코산티가 마치 유토피아처럼 잘못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이상주의적 공간이 아니다. 올바른 영양소와 보살핌이 있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자랄 수 있는 씨앗이다.”